아브람은 아내와 모든 재산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네겝으로 올라왔습니다. 롯도 함께했습니다. 아브람에게는 가축과 은과 금이 많았습니다. 그는 머물던 곳을 차례로 지나 벧엘과 아이 사이, 전에 제단을 쌓았던 곳으로 돌아와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롯에게도 양 떼와 소 떼와 장막이 많았습니다. 두 사람의 재산이 너무 많아 그 땅에서는 함께 머물기 어려웠습니다. 아브람의 목자들과 롯의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고, 그때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도 그 땅에 살고 있었습니다.
아브람은 롯에게 서로 친족이니 다투지 말자고 했습니다. 온 땅을 바라보고 먼저 갈 곳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롯이 왼쪽으로 가면 자신은 오른쪽으로, 롯이 오른쪽으로 가면 자신은 왼쪽으로 가겠다고 양보했습니다. 롯은 물이 넉넉한 요단 들판을 보고 동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소돔 가까이까지 장막을 옮겼고, 아브람은 가나안 땅에 남았습니다.
아브람이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많은 재산은 겉으로는 복처럼 보였지만, 롯의 재산까지 더해지자 새로운 문제가 되었습니다. 가축 떼가 먹을 풀과 물이 한정된 땅에서 두 집안의 목자들이 같은 자원을 두고 부딪쳤습니다. 두 사람만 조용히 합의한다고 끝나는 작은 문제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로 이미 번진 다툼이었습니다. 주변에는 다른 민족들도 살고 있어 원하는 대로 모든 땅을 사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나이와 지위로 보면 아브람이 먼저 좋은 곳을 고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롯에게 선택권을 주어 싸움이 계속될 이유를 없앴습니다. 롯은 눈으로 살펴본 뒤 요단 들판 전체가 소알에 이르기까지 물이 넉넉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은 하나님의 동산이나 이집트 땅처럼 좋아 보였습니다. 그는 풍요로워 보이는 동쪽을 골랐지만, 그 지역의 중심인 소돔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서 매우 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두 집안이 갈라진 뒤 아브람에게 남은 것은 당장 풍요로워 보이는 들판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고개를 들어 북쪽과 남쪽, 동쪽과 서쪽을 보게 하셨습니다. 롯이 자기 눈으로 땅을 골랐다면, 아브람은 하나님이 보여 주고 약속하신 땅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그 약속을 들은 뒤 실제로 장막을 옮겨 헤브론으로 갔고, 새로운 거처에서도 먼저 제단을 쌓았습니다.
롯이 고른 들판은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기 전이어서 물이 풍부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소돔 성안에 들어갔다고 기록되지 않고, 들판의 성들 사이에 살면서 장막을 점차 소돔 쪽으로 옮겼습니다. 선택의 기준으로 드러난 것은 눈에 보이는 물과 땅의 상태였습니다. 그 성 사람들의 악함은 독자에게 알려지지만, 롯이 그것을 고려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아브람에게 땅을 걸어 보라고 하신 말씀은 바라보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그 땅을 실제로 아브람에게 주겠다고 하셨고, 그 약속의 범위를 몸으로 확인하듯 길이와 너비를 두루 다니게 하셨습니다. 아브람은 롯과의 결별 때문에 그 자리에 붙들려 있지 않고 다시 장막을 옮겼습니다.
롯이 떠난 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사방을 바라보라고 하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온 땅을 그와 그의 자손에게 영원히 주고, 그의 자손을 땅의 먼지처럼 많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람은 땅을 두루 다녀 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는 장막을 옮겨 헤브론의 마므레 상수리나무 곁에 정착했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