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시험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외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하나님이 알려 줄 산에서 번제로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른 아침 나귀에 안장을 얹고 두 종과 이삭을 데리고 떠났습니다. 번제에 쓸 나무도 쪼개 준비했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아브라함은 멀리 목적지를 보았습니다. 그는 종들에게 나귀와 함께 머물라고 하며 자신과 아이가 가서 예배한 뒤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번제 나무는 이삭에게 지우고 자신은 불과 칼을 들었습니다.
길에서 이삭은 불과 나무는 있지만 번제로 드릴 어린양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친히 마련하실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걸어 하나님이 알려 주신 곳에 이르렀습니다.
아브라함은 제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았습니다. 이삭을 묶어 나무 위에 놓고 칼을 들어 아들을 잡으려 했습니다. 그 순간 하나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아브라함을 불렀습니다. 아이에게 손대지 말라고 하며, 외아들까지 아끼지 않은 일을 통해 그가 하나님을 경외함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보니 뿔이 덤불에 걸린 숫양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는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 대신 번제로 드렸습니다. 아브라함은 그곳을 하나님이 마련하신다는 뜻의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아브라함은 명령을 들은 뒤 누구와 상의하거나 출발을 미루었다고 기록되지 않습니다. 아침 일찍 필요한 것을 직접 준비했습니다. 사흘 동안 가는 길에도 목적을 종들에게 모두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산 아래에서 종들을 남겨 둔 뒤에는 제물로 쓰일 나무를 이삭이 지고 올라가게 했습니다. 불과 칼을 든 아버지와 나무를 진 아들이 함께 걷는 동안 이삭은 제물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아브라함의 대답은 산 위에서 실제 장면이 되었습니다. 제단과 나무, 묶인 이삭까지 준비되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하늘에서 두 번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브라함은 처음 부르심을 받을 때처럼 자신이 여기 있다고 답했습니다. 멈추라는 말씀을 들은 뒤에야 눈을 들어 주변을 보았고, 그때 덤불에 걸린 숫양을 발견했습니다.
숫양은 이삭과 함께 드린 추가 제물이 아니라 이삭 대신 드린 제물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붙인 장소의 이름도 그날 필요한 것을 하나님이 보이시고 마련하신 일에서 나왔습니다. 이어진 약속은 아브라함의 자손이 원수의 성문을 차지하고 모든 민족에게 복이 된다는 내용까지 포함했습니다. 약속을 들은 뒤 아브라함은 산에 계속 머물지 않고 기다리던 종들에게 내려갔습니다.
본문은 이삭의 정확한 나이나 산을 오르며 느낀 감정을 밝히지 않습니다. 다만 그가 번제에 필요한 것을 알아보고 아버지에게 질문할 만큼 상황을 이해했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도 하나님이 어떻게 마련하실지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짧은 대답 뒤에 “두 사람이 함께 갔다”는 움직임이 다시 이어집니다.
천사가 처음 부를 때 아브라함의 손은 이미 칼을 든 상태였습니다. 멈추라는 명령은 마음속 결심만 시험한 뒤 미리 주어진 것이 아니라 행동이 마지막 지점에 이르렀을 때 들렸습니다. 아브라함은 같은 하나님의 명령 아래에서 이삭을 묶었고, 다시 같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손을 멈추고 숫양을 드렸습니다.
천사는 아브라함이 아들을 아끼지 않았으므로 하나님이 그에게 큰 복을 주고 자손을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게 하겠다고 거듭 약속했습니다. 그의 자손을 통해 땅의 모든 민족이 복을 얻을 것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종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고, 일행은 함께 브엘세바로 갔습니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서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