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길을 계속 가 동쪽 사람들의 땅에 이르렀습니다. 들의 우물 곁에는 양 떼 세 무리가 누워 있었고 우물 입구는 큰 돌로 막혀 있었습니다. 목자들은 모든 양 떼가 모이면 함께 돌을 굴려 물을 먹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야곱이 그들에게 하란의 라반을 아느냐고 묻자 잘 안다고 답했습니다. 마침 라반의 딸 라헬이 양 떼를 몰고 오고 있었습니다. 야곱은 라헬과 외삼촌의 양들을 보고 우물의 큰 돌을 혼자 굴려 내고 양들에게 물을 먹였습니다.
야곱은 라헬에게 입 맞추고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자신이 리브가의 아들이며 라헬 아버지의 친척이라고 밝혔습니다. 라헬이 달려가 아버지에게 알리자 라반은 야곱을 맞으러 나와 껴안고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야곱은 그동안 있었던 일을 라반에게 들려주었습니다.
한 달이 지난 뒤 라반은 친척이라고 거저 일하게 할 수 없다며 품삯을 물었습니다. 라반에게는 큰딸 레아와 작은딸 라헬이 있었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사랑해 그와 결혼하는 대가로 칠 년 동안 일하겠다고 했습니다. 야곱에게 그 세월은 라헬을 사랑했기 때문에 며칠처럼 느껴졌습니다.
칠 년 뒤 라반은 잔치를 열었지만 밤에 라헬 대신 레아를 야곱에게 들여보냈습니다. 아침이 되어 속은 것을 안 야곱이 따지자 라반은 이곳에서는 큰딸보다 작은딸을 먼저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레아와 혼인한 한 주를 채운 뒤 라헬도 주되, 다시 칠 년을 일하라고 제안했습니다.
우물 곁의 목자들은 아직 해가 많이 남았는데도 양 떼를 모아 두고 있었습니다. 야곱은 양들에게 물을 먹인 뒤 다시 풀을 뜯게 하라고 했지만, 그들은 모든 목자가 모여야 큰 돌을 옮길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라헬이 다가온 순간 야곱은 기다리지 않고 직접 돌을 옮겼습니다. 먼 길 끝에 친족을 만났다는 사실과 라헬을 향한 첫 반응이 한 장면에서 이어졌습니다.
라반은 야곱을 한 달 동안 집에 머물게 한 뒤 친족 관계와 노동의 대가를 구분하자고 했습니다. 야곱은 돈이나 가축 대신 라헬과의 결혼을 품삯으로 정했습니다. 라반은 라헬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보다 야곱에게 주는 편이 낫다고 답했지만, 결혼식 날 레아를 대신 들여보낼 계획은 알리지 않았습니다.
야곱이 속임을 따지자 라반은 먼저 관습을 말하고 나서 새로운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야곱에게는 이미 일한 칠 년이 있었지만 라헬을 얻기 위해 다시 칠 년을 약속해야 했습니다. 레아에게는 실바를, 라헬에게는 빌하를 여종으로 주었습니다. 두 자매가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지만 야곱의 사랑은 같지 않았고, 그 불균형을 안은 채 라반의 집에서 다시 긴 노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라헬과 레아에 관한 설명은 두 사람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나옵니다. 레아의 눈에 관한 표현은 번역에 따라 부드럽다거나 약하다고 옮겨지지만, 라헬은 몸매와 얼굴이 아름다웠다고 분명히 소개됩니다. 야곱이 라헬을 사랑했다는 사실이 칠 년 노동을 제안한 직접 이유였습니다. 본문은 레아가 이 거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나 라헬이 기다린 세월의 감정을 따로 말하지 않습니다.
결혼 잔치에는 그 지역 사람들이 모였고, 신부가 야곱에게 온 것은 어두워진 뒤였습니다. 야곱이 아침까지 신부가 레아임을 알아보지 못한 과정은 자세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라반이 약속과 다른 딸을 들여보냈고, 야곱이 자신이 라헬을 위해 일하지 않았느냐며 그 속임을 항의했다는 사실입니다.
야곱은 그 조건을 받아들였습니다. 한 주를 채운 뒤 라반은 딸 라헬을 야곱의 아내로 주었습니다. 야곱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했습니다. 그는 라반을 위해 다시 칠 년 동안 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