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밤중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얍복 나루를 건넜습니다. 가족과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강 건너로 보낸 뒤 야곱만 홀로 남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날이 밝을 때까지 야곱과 씨름했습니다. 그가 야곱을 이기지 못하자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쳤고, 씨름하는 동안 관절이 어긋났습니다. 날이 밝으니 놓아 달라고 했지만 야곱은 자신을 축복하기 전에는 보내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그 사람은 야곱의 이름을 물었습니다. 야곱이 이름을 말하자 이제부터는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고 불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과 사람들과 겨루어 이겨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야곱도 상대의 이름을 물었지만 그는 왜 이름을 묻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야곱을 축복했습니다. 야곱은 자신이 하나님을 얼굴을 마주해 보고도 목숨을 건졌다고 말하며 그곳을 브니엘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밤은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나기 바로 전날이었습니다. 그는 이미 선물을 여러 떼로 나누어 앞서 보내고 가족도 강 건너로 옮겼습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친 뒤 홀로 남은 순간,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사람이 그를 붙들었습니다. 씨름은 잠깐의 충돌이 아니라 어둠이 걷힐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상대는 야곱을 단숨에 쓰러뜨리지 않았지만 허벅지 관절을 한 번 건드려 다치게 했습니다. 야곱은 몸이 온전해서 버틴 것이 아니었습니다. 절뚝이게 된 상태에서도 붙잡은 손을 놓지 않고 축복을 요구했습니다. 상대가 이름을 물은 것은 정보를 몰라서라기보다, 야곱이 자신의 이름을 직접 말한 뒤 새 이름을 받는 순서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에 붙은 설명은 야곱이 하나님과 사람을 힘으로 정복했다는 말로 단순화할 수 없습니다. 그는 씨름에서 상처를 입었고, 상대를 보내지 않은 채 축복을 매달려 구했습니다. 이름을 알려 달라는 야곱의 질문에는 답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가 원한 축복은 주어졌습니다. 야곱은 상대를 완전히 알아냈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을 얼굴로 보고도 살아남았다는 놀라움으로 그 장소를 기억했습니다.
브니엘이라는 이름은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과 이어집니다. 밤이 끝나고 해가 떠오를 때 야곱은 새 이름과 축복만 받은 것이 아니라 몸에 남을 상처도 함께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가 강을 건너 다음 만남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당당히 걷는 승리자의 모습이 아니라 절뚝이는 걸음이었습니다.
야곱은 앞선 삶에서도 사람들과 힘겨루기를 거듭했습니다. 형의 맏아들 권리와 축복을 얻었고,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는 품삯과 가족을 둘러싼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 밤의 본문은 그 모든 과거를 해설하지 않고, 홀로 남은 야곱이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대와 몸으로 맞붙는 장면에 집중합니다. 해가 뜨기 전까지 어느 쪽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떠나려 하자 야곱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안전한 길이나 형을 이길 힘이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축복을 구했습니다. 새 이름은 그 요구에 대한 응답의 일부였고, 허벅지의 상처는 만남이 실제였음을 몸에 남겼습니다. 뒤에 이스라엘 백성이 특정 힘줄을 먹지 않는 관습도 바로 이 한밤의 상처에서 설명됩니다.
야곱이 브니엘을 지날 때 해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다친 허벅지 때문에 절뚝거리며 걸었습니다. 이 일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상한 일을 기억하며 그 부위의 힘줄을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