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은 가사에 가서 기생, 곧 성을 팔던 여인의 집에 들어갔습니다. 가사 사람들은 삼손이 왔다는 말을 듣고 성문에서 밤새 매복하며 날이 밝으면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삼손은 밤중에 일어나 성문짝과 두 문설주와 빗장을 뽑아 어깨에 메고 헤브론 앞 산꼭대기까지 가져갔습니다. 그 뒤 삼손은 소렉 골짜기의 들릴라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블레셋의 지도자들은 들릴라에게 삼손을 꾀어 큰 힘의 비밀을 알아내 달라고 했습니다. 그를 묶어 괴롭힐 수 있게 해 주면 각자 은 천백 개씩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들릴라는 삼손에게 무엇으로 묶으면 약해지는지 물었습니다. 삼손은 아직 마르지 않은 푸른 칡 일곱으로 자신을 묶으면 다른 사람처럼 약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들릴라는 지도자들이 가져온 푸른 칡 일곱으로 삼손을 묶고 방 안에 사람들을 매복시켰습니다. 블레셋 사람이 닥쳤다고 외치자 삼손은 불에 닿은 삼실처럼 칡을 끊었습니다. 힘의 비밀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들릴라가 거짓말했다고 따지자 삼손은 쓰지 않은 새 줄로 묶으면 약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들릴라는 새 줄로 그를 묶었지만, 삼손은 팔에 묶인 줄을 실처럼 끊었습니다.
들릴라는 세 번째로 무엇으로 묶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삼손은 머리털 일곱 가닥을 베틀의 실에 섞어 짜면 된다고 했습니다. 들릴라는 베틀로 머리털을 단단히 짰습니다. 블레셋 사람이 닥쳤다는 외침에 삼손은 잠에서 깨어 베틀의 부분과 실을 모두 뽑아냈습니다. 들릴라는 마음을 주지 않으면서 어찌 사랑한다고 하느냐며, 세 번이나 속이고 큰 힘의 비밀을 알려 주지 않았다고 날마다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들릴라가 날마다 재촉하고 조르자 삼손은 죽을 만큼 괴로워했습니다. 그는 마침내 모든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머리에는 삭도가 닿은 적이 없고, 자신은 모태에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라고 했습니다. 머리카락이 밀리면 힘이 떠나고 다른 사람처럼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들릴라는 그가 마음을 다 말했다고 알고 블레셋 방백들을 다시 불렀습니다. 방백들은 은을 손에 들고 올라왔습니다.
들릴라는 삼손이 자기 무릎을 베고 잠들게 한 뒤 사람을 불러 머리털 일곱 가닥을 밀게 했습니다. 삼손의 힘은 사라졌습니다. 들릴라가 블레셋 사람이 닥쳤다고 외치자 삼손은 잠에서 깨어 전처럼 몸을 떨쳐 나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미 자신을 떠나신 줄 알지 못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그를 붙잡아 눈을 빼고 가사로 끌고 내려갔습니다. 놋줄로 묶은 뒤 감옥에서 맷돌을 돌리게 했습니다.
그의 머리카락은 밀린 뒤부터 다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블레셋 방백들은 삼손을 자기 손에 넘긴 다곤 신에게 큰 제사를 드리며 기뻐했습니다. 백성은 삼손을 보고 그들의 땅을 황폐하게 하고 많은 사람을 죽인 원수를 넘겨준 신을 찬양했습니다. 그들은 마음이 즐거워지자 삼손을 불러 자신들을 위해 재주를 부리게 했습니다. 삼손은 신전 기둥 사이에 세워졌습니다.
삼손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소년에게 신전을 버티는 기둥을 찾아 기대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신전에는 남녀가 가득했고 블레셋의 모든 지도자도 있었습니다. 지붕 위에는 약 삼천 명이 삼손을 보고 있었습니다. 삼손은 하나님께 자신을 기억하고 이번 한 번만 강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두 눈을 뺀 블레셋 사람에게 원수를 갚게 해 달라는 간청이었습니다. 그는 신전을 버티는 두 가운데 기둥을 오른손과 왼손으로 하나씩 붙잡았습니다.
삼손은 블레셋 사람과 함께 죽게 해 달라고 말하고 힘을 다해 기둥을 밀었습니다. 신전은 방백들과 그 안의 모든 백성 위에 무너졌습니다. 삼손이 죽을 때 죽인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죽인 사람보다 많았습니다. 그의 형제들과 아버지의 온 집이 내려와 그를 가져다가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 아버지 마노아의 무덤에 장사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사사로 이십 년 동안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