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가나에서 혼인 잔치가 열렸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그 자리에 있었고, 예수님과 제자들도 잔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잔치가 이어지는 동안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잔치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참석한 자리였습니다.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안 예수님의 어머니는 예수님에게 그 사실을 짧게 알렸습니다. 잔치에 필요한 것이 사라진 상황을 한마디로 전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는 예수님에게 포도주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으시며, 아직 자신의 때가 오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곁에 있던 일꾼들에게 예수님이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든 그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대답을 들은 어머니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일꾼들에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포도주를 구해 오라거나 항아리를 준비하라는 지시도 자신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일꾼들이 해야 할 일은 예수님이 실제로 말씀하실 때 그 말씀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위해 쓰는 돌 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항아리 하나에는 두세 동이 정도의 물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일꾼들에게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고 하셨고, 일꾼들은 항아리를 아귀까지 채웠습니다.
여섯 항아리는 포도주를 담아 두었던 그릇이 아니라 정결 예식에 쓸 물을 두는 돌그릇이었습니다. 하나마다 많은 물이 들어가는 크기였으므로 여섯 개를 모두 채우는 일은 몇 바가지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꾼들은 항아리 일부만 채우지 않고 물이 더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위까지 채웠습니다.
예수님은 이제 그것을 떠서 잔치를 맡은 사람에게 가져다주라고 하셨습니다. 일꾼들은 그대로 했습니다. 잔치를 맡은 사람은 물이 포도주가 된 것을 맛보았습니다. 그는 그 포도주가 어디서 왔는지 몰랐지만, 물을 떠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항아리를 채운 일꾼들에게 그 안에서 떠서 잔치 책임자에게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일꾼들은 방금 자신들이 물을 부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말씀대로 떠서 가져갔습니다. 잔치를 맡은 사람이 받은 것은 이제 물이 아니라 포도주였습니다.
포도주를 맛본 사람은 그 출처를 확인하려고 일꾼들을 부르지 않고 신랑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신랑이 언제 준비했는지 알지 못한 그 포도주는 물을 직접 채우고 떠 온 일꾼들만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잔치를 맡은 사람은 신랑을 불러 보통은 좋은 포도주를 먼저 내고 손님들이 많이 마신 뒤에 덜 좋은 것을 낸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신랑은 좋은 포도주를 지금까지 남겨 두었다고 했습니다.
잔치를 맡은 사람의 말은 새 포도주가 단지 마실 수 있는 정도였다는 평가가 아니었습니다. 먼저 내놓는 좋은 포도주에 해당하며, 잔치 후반까지 남겨 둔 것이 뜻밖이라는 말이었습니다.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말을 듣지 못한 손님들 앞에서 잔치는 계속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잔치 책임자는 맛을 보았지만 포도주가 어디서 왔는지 몰랐습니다. 일꾼들은 항아리에 물을 채우고 직접 떠 갔으므로 그 출처를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가나에서 일어난 표징을 통해 예수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갈릴리 가나에서 첫 표징을 행하셨습니다. 그 일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셨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그 뒤 예수님은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으로 내려가셨고, 거기에 여러 날 머물지는 않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