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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출애굽기 4:10–40:38 · 레위기 8:1–10:20; 16:1–34 · 민수기 12:1–20:29; 33:38–39 · 신명기 9:20

아론은 레위 지파 아므람과 요게벳의 아들이며 모세의 형이었다. 출애굽기는 모세와 아론의 누이 미리암도 가족 안에 있었다고 전하지만, 아론의 출생과 어린 시절을 따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의 아내는 엘리세바였고 두 사람에게는 나답과 아비후, 엘르아살과 이다말이라는 네 아들이 있었다. 아론이 처음 행동하는 장면은 이미 여든이 넘은 때다. 모세가 이집트로 돌아가라는 부르심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한다고 주저하자, 하나님은 말을 잘하는 레위 사람 아론이 동생을 만나러 오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아론에게 광야로 가서 모세를 맞으라고 하셨다. 아론은 하나님의 산에서 동생을 만나 입을 맞추었고, 모세에게 자신이 받은 말씀과 표적을 들었다. 두 사람은 이스라엘 장로들을 모았으며 아론은 모세가 전해 준 말씀을 백성에게 말하고 그들 앞에서 표적을 행했다. 백성은 하나님이 자신들의 고난을 살피셨다는 소식을 듣고 믿으며 예배했다. 이때 아론의 역할은 자기 계획을 발표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모세에게 맡겨진 말을 백성과 파라오 앞에서 전달하는 입이 되는 것이었다.

아론이 여든세 살, 모세가 여든 살일 때 두 사람은 파라오 앞에 섰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보내 광야에서 하나님을 섬기게 하라고 요구했지만, 파라오는 벽돌을 만들 짚을 주지 않으면서 같은 생산량을 채우게 했다. 백성의 노동은 더 고통스러워졌고 기록원들은 맞았으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다. 두 사람은 물이 피로 변하고 개구리와 여러 벌레 떼, 가축의 죽음과 종기, 우박과 메뚜기와 어둠이 이어지는 동안 거듭 파라오에게 갔다. 몇몇 장면에서는 아론이 지팡이를 던지거나 물과 땅 위로 손을 뻗었고, 파라오의 마술사들 앞에서 그 지팡이가 그들의 지팡이를 삼켰다.

재앙이 거듭되는 동안 파라오는 압박을 받을 때마다 물러서는 듯하다가 다시 약속을 뒤집었다. 그는 이집트 안에서 제사를 드리라거나, 너무 멀리 가지 말라거나, 남자들만 가라고 하거나, 가축은 남겨 두라고 조건을 붙였다. 모세와 아론은 노인과 아이, 아들과 딸, 양과 소가 모두 함께 가야 한다는 요구를 거두지 않았다. 아론의 말이 매 장면에 따로 기록되지는 않지만, 출애굽기는 두 형제가 명령받은 대로 파라오에게 가고 나오는 모습을 함께 놓는다. 해방은 한 번의 설득으로 얻은 허락이 아니라, 거절과 재앙과 번복을 통과한 뒤에야 이루어졌다.

마지막 재앙을 앞두고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회중에게 유월절과 무교절의 지시를 전했다. 집집마다 어린양을 준비하고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며, 고기를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과 함께 먹어야 했다. 이집트의 처음 난 것들이 죽은 밤 파라오는 두 사람을 불러 백성을 데리고 떠나라고 했다. 아론은 이스라엘이 바다를 건너고 추격하던 이집트 군대에서 벗어나는 길에 함께했다. 그러나 성경은 그 순간 아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따로 기록하지 않는다. 그의 공개적인 임무는 해방을 요구하던 대변인에서 광야 공동체의 지도자로 옮겨 갔다.

광야에서도 아론은 모세와 함께 백성의 원망을 들었다. 먹을 것이 없다는 불평이 일어났을 때 두 사람은 그 원망이 자신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말렉이 르비딤에서 공격하자 여호수아는 아래에서 싸우고 모세는 산 위에서 손을 들었다. 모세의 손이 지치자 아론과 훌은 돌을 놓아 그를 앉게 하고 양쪽에서 손을 붙들어 해 질 때까지 내려오지 않게 했다. 아론은 또 시나이산에서 모세와 나답과 아비후, 이스라엘 장로 칠십 명과 함께 올라가 하나님 앞에서 먹고 마시는 자리에 있었다. 그는 말하는 사람뿐 아니라 공동체의 짐을 함께 받치는 사람이 되었다.

시나이산에서 하나님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이스라엘 가운데서 구별해 제사장으로 섬기게 하라고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아론을 위해서는 에봇과 가슴받이, 겉옷과 무늬 있는 속옷, 관과 띠를 만들도록 하셨다. 가슴받이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나타내는 보석들이 놓였고, 아론은 성소에 들어갈 때 그 이름들을 가슴에 지게 되었다. 관 앞에는 거룩함을 나타내는 패가 달렸다. 이 옷은 개인적인 명예를 위한 장식이 아니라, 백성을 대표해 거룩한 일을 맡는 책임과 그 직무의 경계를 눈에 보이게 하는 옷이었다.

그러나 제사장 직무가 실제로 시작되기 전에 아론은 큰 실패의 중심에 섰다. 모세가 산에서 오래 내려오지 않자 백성은 아론에게 자신들을 이끌 신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아론은 금 귀고리를 가져오게 한 뒤 그것으로 송아지 형상을 만들고, 그 앞에 제단을 쌓아 다음 날 절기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백성은 제물을 드리고 먹고 마시며 뛰놀았다. 모세가 내려와 무엇을 했느냐고 묻자 아론은 백성이 악한 줄 동생이 안다고 말하고, 금을 불에 던졌더니 송아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본문은 그가 도구로 금을 다듬어 형상을 만들었다고 이미 밝히므로, 이 대답은 자신의 행동을 온전히 말한 설명이 아니었다.

훗날 모세는 이 사건을 되짚으며 하나님이 아론에게 몹시 진노해 그를 멸하려 하셨고, 자신이 아론을 위해서도 기도했다고 말했다. 금송아지 사건은 단순히 백성이 아론을 압박한 장면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론 자신이 심판의 대상이 되었으며 다른 사람의 간구가 필요했던 실패였다.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았고, 이후 그는 자신과 백성을 위한 제물을 드리는 직무를 맡았다. 제사장 아론의 생애를 이해하려면 그의 옷과 권한뿐 아니라 이 책임과 용서가 필요한 장면도 함께 보아야 한다.

모세는 송아지를 부수고 백성의 죄를 두고 간구했다. 이어 성막과 제사장 직무를 세우는 일이 진행되었다. 모세는 회중 앞에서 아론과 네 아들을 물로 씻기고 정해진 옷을 입힌 뒤, 아론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그를 구별했다. 속죄제와 번제와 위임식 제물이 드려졌고, 아론과 아들들은 이레 동안 회막 어귀를 떠나지 않았다. 여드레째 아론은 자신과 백성을 위한 제물을 드리고 손을 들어 백성을 축복했다. 모세와 아론이 회막에 들어갔다 나온 뒤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났고 불이 제물을 사르자 백성은 환호하며 엎드렸다.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사람에게도 제사장 직무가 맡겨졌지만, 그 직무는 정해진 명령 안에서 수행되어야 했다.

직무가 시작된 날 아론은 곧 두 아들을 잃었다. 나답과 아비후는 명령받지 않은 불을 담아 하나님 앞에 향을 피웠고, 불이 나와 두 사람을 삼켰다. 모세는 가까이하는 이들 가운데 하나님의 거룩함이 드러나야 한다는 말씀을 아론에게 전했다. 아론은 잠잠했다. 그는 남은 아들들과 함께 머리를 풀거나 옷을 찢어 애도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회막을 떠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같은 날 모세가 속죄제 염소를 먹지 않고 불사른 일을 꾸짖자 아론은 자신에게 이런 일이 닥친 날 그 제물을 먹는 것이 옳겠느냐고 답했다. 모세는 그 말을 듣고 받아들였다.

두 아들이 죽은 사건 뒤에는 아론이 지성소에 언제나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지시가 주어졌다. 정해진 날 그는 먼저 자신과 집안을 위한 속죄제 제물을 드리고, 이어 백성을 위한 제물을 드려야 했다. 두 염소 가운데 하나는 제물로 바치고 다른 하나에는 이스라엘의 죄를 고백한 뒤 광야로 보내도록 했다. 아론은 향 연기가 속죄소를 가리게 하고 피를 뿌린 뒤, 자신과 집안과 온 회중을 위해 속죄해야 했다. 대제사장이라는 자리는 거룩한 곳을 자유롭게 차지하는 지위가 아니었다. 자기 죄를 위한 제물 없이 백성을 대표할 수 없고, 정해진 때와 방식 밖에서는 들어갈 수 없는 직무였다.

아론의 지도력은 동생과의 관계에서도 시험을 받았다. 미리암과 아론은 모세가 맞은 구스 여인 때문에 그를 비방하고, 하나님이 모세에게만 말씀하셨느냐고 물었다. 하나님은 세 사람을 회막으로 부르신 뒤 모세와는 다른 예언자들과 달리 직접 말한다고 밝히셨다. 구름이 떠났을 때 미리암은 심한 피부병에 걸려 눈처럼 하얗게 되어 있었다. 아론은 자신과 미리암이 어리석게 죄를 지었다고 인정하며 모세에게 그를 살려 달라고 요청했다. 모세가 부르짖어 간구한 뒤 미리암은 진 밖에 이레 동안 머물렀고, 백성은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길을 떠나지 않았다.

가나안 땅을 살핀 정탐꾼들의 보고를 들은 백성이 이집트로 돌아가자며 새 지도자를 세우려 했을 때, 모세와 아론은 온 회중 앞에 엎드렸다. 여호수아와 갈렙이 그 땅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지만 회중은 두 사람을 돌로 치려 했다. 하나님이 백성을 전염병으로 치겠다고 하시자 모세는 이집트와 주변 민족들이 그 소식을 어떻게 들을지를 말하며 용서를 구했다. 판결이 내려진 뒤에도 한 무리가 명령을 어기고 산지로 올라가 패배했다. 아론은 이 위기에서 별도의 연설을 하지 않았지만, 이집트로 돌아가려는 공동체 앞에서 모세와 함께 엎드린 지도자로 기록된다.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을 비롯한 무리가 모세와 아론의 지도력과 제사장 직무에 맞섰을 때 두 사람은 엎드렸다. 반역한 무리가 심판을 받은 다음 날에도 회중은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의 백성을 죽였다고 원망했고 재앙이 시작되었다. 모세는 아론에게 제단의 불과 향을 담은 향로를 들고 급히 회중에게 가라고 했다. 아론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 사이에 서서 속죄했고 재앙이 멈추었다. 이 장면의 아론은 백성에게서 멀리 물러난 사람이 아니라 위험 속으로 달려가 자신의 제사장 직무를 수행한 사람으로 나타난다.

제사장 직무를 둘러싼 원망 뒤에는 각 지파 지도자의 지팡이를 회막에 두는 시험이 이어졌다. 이튿날 레위 지파를 대표한 아론의 지팡이에는 싹이 나고 꽃이 피며 아몬드 열매가 맺혀 있었다. 그 지팡이는 반역을 그치게 하는 표지로 보관되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성소와 제단에 관한 책임을 맡았고, 다른 사람이 함부로 가까이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 이 직무에는 백성을 대표하는 권한만이 아니라 성소를 잘못 다루는 일에 대한 책임도 함께 따랐다. 지팡이라는 표지는 파라오 앞의 장면들에 이어, 광야 공동체 안에서 아론에게 맡겨진 직무를 확인하는 장면에도 등장했다.

가데스에서 물이 없자 백성은 모세와 아론에게 다투었다. 두 사람은 회막 어귀에서 엎드렸고, 하나님은 모세에게 지팡이를 들고 회중 앞에서 바위에게 물을 내라고 말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모세는 아론과 함께 백성을 반역자들이라고 부른 뒤 바위를 두 번 쳤다. 물은 나왔지만 하나님은 두 사람이 자신을 믿지 않고 이스라엘 앞에서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그 결과 두 사람은 회중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고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본문은 아론이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을 보탰는지 알려 주지 않지만, 판결은 두 사람 모두에게 내려졌다.

이스라엘이 에돔 땅 가장자리에 있는 호르산에 이르렀을 때 아론의 마지막 장면이 시작되었다. 하나님은 아론이 므리바 물에서 내린 명령을 거슬렀으므로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조상에게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모세는 아론과 그의 아들 엘르아살을 산 위로 데려갔다. 그는 아론의 제사장 옷을 벗겨 엘르아살에게 입혔고, 아론은 그 산꼭대기에서 죽었다. 아론은 이집트를 떠난 지 사십 년째 다섯째 달 초하루에 죽었으며 나이는 백이십삼 세였다. 모세와 엘르아살만 산에서 내려오자 온 회중은 아론이 죽은 것을 알고 삼십 일 동안 애도했다. 그의 직무는 아들에게 이어졌지만 아론 자신의 성경 이야기는 호르산에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