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드온은 므낫세 지파 아비에셀 집안 요아스의 아들이었다. 이스라엘이 다시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하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칠 년 동안 미디안의 손에 넘기셨다.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 사람들이 올라와 농작물과 가축을 없앴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산속 굴과 요새로 숨었다. 백성이 도움을 청하자 한 예언자는 하나님이 이집트에서 그들을 구하셨지만 그들이 다른 신들을 섬겼다고 책망했다. 그때 기드온은 미디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포도주 틀에서 밀을 떨고 있었다.
하나님의 사자가 와서 기드온을 힘센 용사라고 부르자, 그는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면 왜 이 모든 일이 일어났으며 조상들이 말한 놀라운 일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하나님이 그를 보내 이스라엘을 구하게 하시자 기드온은 자기 집안이 므낫세에서 가장 약하고 자신도 아버지 집에서 가장 작다고 답했다. 그는 표징을 구하고 새끼 염소와 누룩 없는 빵을 가져왔다. 사자가 지팡이 끝으로 음식에 대자 바위에서 불이 나와 태웠다. 기드온은 자신이 하나님의 사자를 보았다고 두려워했지만, 하나님은 평안을 약속하셨다. 그는 그곳에 제단을 쌓고 “주님은 평화”라고 이름 붙였다.
그 밤 기드온은 아버지의 바알 제단을 헐고 아세라 목상을 찍어, 하나님을 위한 제단을 세우고 수소를 번제로 드리라는 명령을 받았다. 가족과 성읍 사람들을 두려워해 밤에 종 열 명과 함께 실행했다. 아침에 사람들이 범인을 찾아 기드온을 죽이려 하자 아버지 요아스는 바알이 신이라면 자기 제단이 허물어진 일을 스스로 다투게 하라고 말했다. 그날부터 기드온은 “바알이 그와 다투게 하라”는 뜻의 여룹바알이라 불렸다. 미디안 연합군이 이스르엘 골짜기에 모이자 하나님의 영이 기드온을 감쌌고, 그는 나팔을 불어 군사를 모았다.
기드온은 양털 한 뭉치로 두 차례 표징을 구했다. 먼저 땅은 마르고 양털에만 이슬이 맺히게 해 달라고 했고, 다음 날에는 반대로 양털만 마르고 땅에 이슬이 내리게 해 달라고 했다. 두 요청 모두 그대로 되었다. 군대가 모인 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구원했다고 자랑하지 않도록 병력이 너무 많다고 하셨다. 두려운 사람들을 돌려보내자 이만 이천 명이 떠나고 만 명이 남았다. 물가에서 물을 먹는 방식에 따라 다시 가려 삼백 명만 남았고,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갔다.
미디안 진영은 골짜기에 메뚜기 떼처럼 많았다. 하나님은 두려우면 종 부라와 함께 진영으로 내려가 보라고 하셨다. 기드온은 한 군인이 보리빵 한 덩이가 굴러와 미디안 장막을 뒤엎는 꿈을 말하고, 동료가 그것을 기드온의 칼과 승리로 해석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경배한 뒤 진영으로 돌아와 하나님이 미디안을 넘겨주셨다고 말했다. 삼백 명을 세 부대로 나누어 각 사람에게 나팔과 빈 항아리와 항아리 안의 횃불을 주었다.
한밤중 보초가 바뀔 때 기드온의 군대는 나팔을 불고 항아리를 깨뜨리며 횃불을 들었다. 그들은 “하나님을 위한 칼, 기드온을 위한 칼!”이라고 외쳤다. 진영의 미디안 군대는 혼란에 빠져 서로 칼로 쳤고 달아났다. 기드온은 주변 지파들을 불러 퇴로를 막게 했다. 에브라임 사람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을 부르지 않았다고 거세게 따졌지만, 기드온은 그들이 미디안 지휘관 오렙과 스엡을 사로잡은 일이 자신의 성과보다 크다고 낮추어 말해 분노를 가라앉혔다.
기드온과 삼백 명은 지쳤지만 요단강을 건너 미디안 왕 세바와 살문나를 계속 추격했다. 숙곳 사람들과 브누엘 사람들은 두 왕을 아직 잡지 못했다며 군대에 빵 주기를 거절했다. 기드온은 돌아올 때 숙곳 장로들을 들가시와 찔레로 징벌하고 브누엘 망대를 허물겠다고 경고했다. 기습으로 두 왕을 붙잡은 뒤 그는 숙곳 장로들을 붙잡아 들가시와 찔레로 성읍 사람들을 징벌했다. 브누엘 망대를 헐며 성읍 남자들도 죽였다. 승리 뒤의 이 보복은 기드온의 이야기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기드온은 세바와 살문나에게 다볼산에서 죽인 사람들이 누구였느냐고 물었다. 그들이 기드온과 닮은 왕자 같은 사람들이었다고 하자, 그는 자신의 형제들이었다고 밝혔다. 어린 맏아들 여델에게 두 왕을 죽이라고 했지만 소년은 두려워 칼을 뽑지 못했다. 세바와 살문나가 직접 하라고 말하자 기드온이 그들을 죽이고 낙타 목의 장식을 취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드온과 아들과 손자가 자신들을 다스려 달라고 요청했다. 기드온은 자신도 아들도 다스리지 않고 하나님이 다스리실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기드온은 전리품 가운데 금 귀고리를 하나씩 달라고 했다. 모인 금은 천칠백 세겔이었고, 그는 그것으로 에봇을 만들어 자기 성읍 오브라에 두었다. 온 이스라엘이 그 에봇을 따라 음란하게 섬겼고, 그것은 기드온과 그의 집안에 올무가 되었다. 미디안은 굴복했고 기드온이 사는 동안 땅은 사십 년간 평온했다. 그는 많은 아내를 두어 아들이 칠십 명이었고, 세겜의 첩도 아들 아비멜렉을 낳았다.
기드온은 나이가 많아 죽어 오브라에 있는 아버지 요아스의 무덤에 묻혔다. 그가 죽자 이스라엘은 다시 바알들을 섬기고 바알브릿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았다. 그들은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았고, 기드온이 이스라엘에 베푼 모든 선한 일을 생각해 그의 집안에 신의를 지키지도 않았다. 아비멜렉은 세겜의 외가 친척들에게 가서 기드온의 아들 칠십 명보다 한 사람이 다스리는 편이 낫다고 설득했다. 바알브릿 신전의 은으로 사람들을 고용하고 오브라에서 이복형제들을 한 바위 위에서 죽였다. 막내 요담만 숨었다. 세겜 사람들은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웠다. 사사기가 기드온 뒤에 이어 전하는 이 사건은 그의 승리와 선택들이 가족과 이스라엘에 남긴 복잡한 유산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