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의 이야기는 그의 어머니 한나가 아이를 얻지 못해 괴로워하던 때부터 시작된다. 한나의 남편 엘가나에게는 브닌나라는 다른 아내도 있었고, 자녀가 있던 브닌나는 한나를 괴롭혔다. 가족이 해마다 실로의 성소로 올라갔을 때 한나는 울며 음식을 먹지 못했다. 그는 성소에서 소리 없이 입술만 움직이며 기도하고, 아들을 주시면 평생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서원했다. 제사장 엘리는 처음에 한나가 술에 취했다고 생각했으나 사정을 들은 뒤 그의 청이 이루어지기를 빌어 주었다. 한나는 집으로 돌아가 아들을 낳고, 하나님께 구해 얻었다는 뜻을 담아 사무엘이라 불렀다.
한나는 사무엘이 젖을 뗄 때까지 집에서 돌본 뒤 그를 실로로 데려갔다. 그는 자신이 기도하던 여자이며 이 아이를 위해 기도했다고 엘리에게 말했다. 한나는 서원한 대로 사무엘을 하나님께 드렸고, 아이는 엘리 곁에서 섬기기 시작했다. 한나는 해마다 올라올 때마다 작은 겉옷을 지어 아들에게 가져다주었다. 그 뒤 한나에게는 세 아들과 두 딸이 더 태어났다. 사무엘은 성소에서 자랐지만, 같은 곳에서 제사장으로 일하던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제물을 함부로 다루고 성막 입구에서 일하는 여자들과 동침했다. 엘리가 아들들을 꾸짖어도 그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았다.
어느 밤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가 있는 성소 안에서 누워 있었다.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엘리에게 달려갔지만 엘리는 자신이 부르지 않았다고 했다. 같은 일이 세 번 반복되자 엘리는 하나님이 아이를 부르신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부르면 듣고 있으니 말씀해 달라고 대답하라고 가르쳤다. 사무엘이 그대로 응답하자 엘리의 집안에 대한 심판의 말씀이 주어졌다. 아침이 되어 사무엘은 그 내용을 전하기 두려워했지만, 엘리가 숨기지 말라고 하자 모든 말을 전했다. 사무엘이 자라는 동안 그의 말은 땅에 떨어지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그가 예언자로 세워졌음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싸우다가 패하자 장로들은 실로에서 언약궤를 전쟁터로 가져왔다. 홉니와 비느하스가 궤와 함께 왔지만 전투에서 이스라엘 군인 삼만 명이 죽고 두 사람도 죽었으며 궤를 빼앗겼다. 소식을 들은 엘리는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었다. 사무엘은 이 사건의 전면에 나타나지 않지만, 그가 처음 받은 심판의 말은 이때 이루어졌다. 궤는 블레셋 땅 여러 성읍에 재앙을 일으킨 뒤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이후 사무엘은 백성에게 다른 신들을 버리고 하나님만 섬기라고 요구했다. 사람들이 미스바에 모여 죄를 고백했고, 사무엘은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블레셋 군대가 미스바에 모인 이스라엘을 공격하러 오자 백성은 사무엘에게 기도를 멈추지 말아 달라고 했다. 사무엘이 제물을 드리며 부르짖었고, 큰 우레가 블레셋 군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스라엘이 그들을 추격해 물리친 뒤 사무엘은 돌을 세우고 하나님이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뜻에서 에벤에셀이라 불렀다. 그는 살아 있는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리며 해마다 벧엘과 길갈과 미스바를 돌고, 라마의 집으로 돌아와서도 재판했다. 그곳에는 제단도 세웠다. 사무엘은 예언의 말을 전하는 사람일 뿐 아니라 분쟁을 판단하고 백성을 이끄는 사사로 일했다.
사무엘이 늙자 두 아들 요엘과 아비야를 브엘세바의 사사로 세웠다. 그러나 아들들은 아버지처럼 살지 않고 이익을 따라 뇌물을 받으며 판결을 굽게 했다. 이스라엘의 장로들은 그 일을 이유로 다른 나라들처럼 자신들을 다스릴 왕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사무엘은 그 말을 불편하게 여겨 기도했고, 하나님은 백성이 사무엘을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을 왕으로 섬기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무엘은 왕이 아들들을 군대와 노동에 데려가고 딸들과 밭과 가축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도 백성은 전쟁을 이끌 왕을 원했다.
베냐민 지파의 사울이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다가 사무엘을 찾아왔다. 하나님은 전날 사무엘에게 한 사람을 보내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기름 붓게 하겠다고 알려 주셨다. 사무엘은 사울을 식사 자리의 윗자리에 앉히고, 다음 날 머리에 기름을 부은 뒤 앞으로 만날 사람들과 일어날 표징을 말해 주었다. 이후 미스바에서 제비를 뽑았을 때 사울이 선택되었지만 그는 짐 사이에 숨어 있었다. 사무엘은 백성 앞에 그를 세우고 왕의 권한을 책에 기록했다. 암몬과의 전쟁 뒤에는 길갈에서 왕권을 새롭게 확인했다.
사무엘은 왕이 세워진 뒤 백성 앞에서 자신이 누구의 소나 나귀를 빼앗았는지, 누구를 속였는지 물었다. 백성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사무엘은 왕을 요구한 잘못을 보여 주겠다며 밀을 거두는 때에 기도했고, 그날 우레와 비가 내렸다. 백성이 두려워하며 자신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하자, 사무엘은 하나님을 떠나지 말라고 권했다. 그는 자신도 백성을 위해 기도하기를 그치면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정이 시작되었어도 사무엘은 기도와 가르침의 책임을 내려놓지 않았다.
사울과 사무엘의 관계는 오래 평탄하지 않았다. 블레셋과의 전투를 앞두고 사무엘이 정한 때에 오지 않자 사울은 자신이 번제를 드렸다. 사무엘은 사울이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왕조가 오래 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사울은 아말렉을 공격할 때 모든 것을 진멸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아각 왕과 좋은 가축을 남겼다. 사울은 제사를 드리려고 남겼다고 설명했으나,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답했다. 사울이 붙잡자 사무엘의 겉옷 자락이 찢어졌고, 사무엘은 왕국도 그날 사울에게서 찢어졌다고 말했다. 사무엘은 아각을 죽인 뒤 라마로 돌아갔고, 죽는 날까지 사울을 다시 찾아가지 않았지만 그를 슬퍼했다.
사무엘이 계속 사울을 슬퍼하자 하나님은 베들레헴의 이새에게 가라고 하셨다. 사무엘은 사울이 알면 자신을 죽일 수 있다고 두려워했지만, 제사를 드리러 간다는 지시를 받고 길을 떠났다. 이새의 큰아들 엘리압을 보고 선택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하나님은 겉모습과 키를 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일곱 아들이 지나간 뒤에도 선택된 사람이 없자 사무엘은 막내가 남아 있는지 물었다. 양을 치던 다윗이 불려 왔고, 사무엘은 형들 가운데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날부터 하나님의 영이 다윗에게 강하게 임했다. 사무엘은 사울을 왕으로 세운 사람이었고, 이제 사울이 아직 왕으로 있는 동안 다음 왕이 될 사람에게도 기름을 부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달아났을 때 그는 라마의 사무엘에게 가서 자신이 당한 일을 알렸다. 두 사람은 나욧으로 옮겼다. 사울이 보낸 사람들이 그곳의 예언자 무리와 사무엘을 보자 예언했고,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보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사울 자신이 라마로 가다가 예언하며 나욧까지 갔다. 본문은 이때 사무엘과 사울이 나눈 대화를 기록하지 않는다. 도망자가 된 다윗은 사무엘에게 피신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말했고, 사울은 그를 붙잡으려다 사무엘이 있는 곳까지 오게 되었다.
사무엘은 죽었고 온 이스라엘이 모여 그를 애도했다. 사람들은 그를 라마에 있는 그의 집에 장사했다. 그의 죽음 뒤 다윗은 바란 광야로 내려갔다. 성경은 사무엘이 몇 살에 죽었는지, 마지막으로 누구에게 어떤 말을 남겼는지는 전하지 않는다. 그의 공개적인 삶은 왕을 요구한 백성과 사울의 실패, 다윗의 기름부음까지 이어졌고, 라마의 장례에서 끝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사울의 마지막 전투 전날, 사무엘은 성경의 한 장면에 다시 나타난다. 블레셋 군대를 두려워한 사울은 하나님께 대답을 얻지 못하자 엔돌에서 죽은 이들에게 묻는 여자를 찾았다. 사울은 변장하고 찾아가 사무엘을 불러 달라고 했다. 여자는 올라오는 존재를 보고 놀랐고, 사울은 그가 겉옷을 입은 노인이라는 말을 듣고 사무엘임을 알아차렸다. 사무엘은 왜 자신을 불러 괴롭히느냐고 묻고, 사울이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왕국이 다윗에게 넘어갔으며 이스라엘 군대가 패하고 사울과 아들들이 다음 날 자신과 함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성경이 사무엘의 말을 마지막으로 직접 전하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