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전 전체

성경 인물전

사라

창세기 11:29–23:20

사라는 처음 등장할 때 사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는 아브람의 아내였고, 두 사람에게는 자녀가 없었다. 훗날 아브라함은 사래가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는 다른 누이라고 설명하지만, 사래의 어머니와 어린 시절, 두 사람이 결혼한 과정은 알려져 있지 않다. 처음 확인되는 삶의 자리는 갈대아 우르를 떠나는 한 가족 안이다. 데라는 아브람과 사래, 손자 롯을 데리고 가나안으로 가려 했지만 하란에 이르러 그곳에 머물렀다. 사래의 이야기는 정착한 집이 아니라 목적지에 닿지 못한 여정에서 시작된다.

데라가 하란에서 죽은 뒤 아브람은 하나님이 보여 주실 땅으로 가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사래는 남편과 롯, 재산과 집안사람들과 함께 하란을 떠나 가나안에 들어갔다. 세겜과 벧엘을 거쳐 남쪽으로 옮겨 다니던 가족은 심한 기근을 만나 이집트로 내려갔다. 사래가 이 이동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본문은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우르에서 하란으로, 다시 가나안과 이집트로 이어지는 긴 이동을 실제로 함께 겪었다. 목적지로 약속된 땅에 도착한 뒤에도 한곳에 정착하지 못했고, 기근이 오자 국경을 넘어 생존할 곳을 찾아야 했다.

이집트에 가까워지자 아브람은 사래의 아름다움 때문에 자신이 죽을까 두려워했다. 그는 사래에게 아내가 아니라 누이라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집트 관리들은 사래를 파라오에게 데려갔고, 아브람은 그 일로 가축과 종들을 얻었다. 사래가 궁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지냈는지는 기록되지 않는다. 하나님이 사래의 일로 파라오의 집에 재앙을 내리자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났다. 파라오는 왜 사래가 아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누이라고 했느냐며 아브람을 꾸짖었다. 그는 사래를 돌려보낸 뒤, 두 사람을 그들의 모든 소유와 함께 이집트에서 내보냈다. 아브람의 두려움이 만든 위험을 사래가 직접 감당한 첫 장면이었다.

가나안으로 돌아온 가족은 다시 여러 곳을 옮겨 다녔다. 아브람과 롯의 집안이 갈라진 뒤 아브람과 사래는 헤브론 가까운 마므레에 머물렀다. 그러나 가나안에 들어온 지 십 년이 지나도 사래에게는 자녀가 없었다. 그는 이집트인 여종 하갈을 통해 아들을 얻으려 했다. 사래는 하갈을 아브람에게 아내로 주었고, 아브람은 사래의 말을 따라 하갈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하갈은 곧 임신했다. 아이를 기다리던 시간이 길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사래가 이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감정과 관습의 압력을 느꼈는지는 본문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하갈이 임신한 뒤 두 여자의 관계는 무너졌다. 하갈은 자기 여주인을 업신여겼고, 사래는 자신이 겪는 부당함의 책임이 아브람에게 있다고 말했다. 아브람은 하갈을 사래의 손에 맡겼다. 사래가 하갈을 괴롭게 하자 하갈은 집을 떠나 광야로 달아났다. 하갈은 그곳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난 뒤 돌아왔고 이스마엘을 낳았다. 그때 아브람은 여든여섯 살이었다. 하갈을 통한 선택은 사래가 제안하고 아브람이 받아들인 것이었지만, 두 여자 사이의 상처는 사라지지 않았다. 갈등이 생기자 아브람은 하갈을 다시 사래의 손에 맡겼고, 사래는 더 강한 위치에서 하갈을 괴롭게 했다. 자녀를 얻으려 한 두 사람의 선택과 각자의 행동이 더 약한 사람에게 남긴 고통은 함께 기록되어 있다.

이스마엘이 태어난 뒤에도 사래 자신이 아들을 낳으리라는 일은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브람이 아흔아홉 살이 되었을 때 하나님은 그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시고, 사래도 이제 사라라고 부르라고 하셨다. 하나님은 사라에게 복을 주어 아들을 낳게 하고 여러 민족과 왕들이 그에게서 나오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백 살이고 사라가 아흔 살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웃었다. 이름 변경에 이어 하나님은 다음 해 같은 때에 사라가 직접 낳을 아들까지 약속하시고, 그의 이름을 이삭으로 정하셨다.

마므레에서 세 손님이 찾아왔을 때 아브라함은 사라에게 고운 가루 세 스아를 반죽하여 빵을 만들라고 했고, 사라는 장막 안에서 손님을 위한 음식을 준비했다. 그는 이듬해 같은 때에 아들을 낳으리라는 말을 장막 문 뒤에서 들었다. 이미 나이가 많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때가 지났다고 여긴 사라는 속으로 웃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사라가 왜 웃었느냐고 물으셨다. 사라는 두려워서 웃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하나님은 그가 웃었다는 사실을 그대로 짚으시며 정한 때에 아들이 있으리라는 말씀을 되풀이하셨다. 이 장면은 사라를 처음부터 흔들림 없이 기다린 사람으로 꾸미지 않는다. 그는 약속을 들었고, 자기 몸의 현실을 보며 웃었고, 두려워서 그 웃음을 감추려 했다.

아들을 낳으리라는 때가 가까워졌을 무렵에도 사라는 다시 위험한 자리에 놓였다. 아브라함이 그랄에서 사라를 누이라고 소개하자 아비멜렉 왕이 그를 데려갔다. 사라도 아브라함을 오라비라고 말했다. 아브라함은 아버지의 집을 떠날 때 사라에게 어디에 가든 자신을 오라비라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부탁을 사라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이집트에서 겪은 일을 되풀이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하나님은 꿈으로 아비멜렉에게 사라가 다른 사람의 아내라고 경고하셨고, 왕은 그에게 가까이하지 않은 채 사라를 돌려보냈다. 아비멜렉은 양과 소와 종들을 아브라함에게 주고 사라를 돌려보냈다. 또한 아브라함에게 은을 주면서, 그것이 모든 사람 앞에서 사라의 명예와 결백을 드러내는 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는 약속된 아이를 낳기 직전까지도 남편의 두려움이 되풀이해 만든 위험에서 벗어나야 했다.

마침내 사라는 약속된 때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아브라함은 백 살이었고 사라는 아흔 살이었다. 아들은 하나님이 정하신 대로 이삭이라 불렸고, 태어난 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았다. 사라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웃음을 주셨으며 이 소식을 듣는 사람도 함께 웃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막 뒤에서 불가능하게 들리는 말을 듣고 혼자 웃었던 사람이 이제 아들의 출생을 두고 다른 사람들과 나눌 웃음을 말했다. 사라는 늙은 나이에 이삭에게 젖을 먹였고, 아이가 젖을 떼던 날 아브라함은 큰 잔치를 열었다.

잔치 뒤에는 오래된 갈등이 다시 드러났다. 사라는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을 보았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내라고 요구하며 이스마엘이 이삭과 함께 상속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브라함은 이 요구로 몹시 괴로워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사라가 말한 대로 하라고 하시며 이삭을 통해 그의 이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동시에 이스마엘도 한 민족이 되게 하겠다고 하셨다. 다음 날 아브라함은 하갈에게 빵과 물을 주고 그와 이스마엘을 내보냈다. 광야에서 물이 떨어졌을 때 하나님은 아이의 소리를 들으시고 하갈의 눈을 밝혀 샘을 보게 하셨으며, 이스마엘이 자라도록 돌보셨다. 사라는 이삭의 상속을 지키려 했고, 아브라함이 그의 요구를 실행하면서 다른 어머니와 아들이 광야로 나가게 되었다.

이삭이 더 자라는 동안 사라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더 이상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창세기는 아브라함과 이삭이 모리아 땅으로 갔던 일을 전하지만, 사라가 그 명령이나 귀환을 알고 있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사라의 다음 장면은 헤브론에서 맞은 죽음이다. 그는 백이십칠 살에 죽었고, 아브라함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었다. 당시 아브라함은 가나안에서 나그네로 살고 있었기에 아내를 묻을 자기 땅이 없었다.

아브라함은 헷 사람들에게 값을 치르고 묘지를 얻겠다고 했다. 주민들은 좋은 무덤을 사용하라고 했지만, 그는 호의로 빌리는 자리가 아니라 가족이 소유할 묘지를 원했다. 에브론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밭과 굴을 주겠다고 말했으나, 아브라함은 정식으로 값을 치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에브론이 땅값으로 은 사백 세겔을 말하자 아브라함은 그 무게를 달아 주고 마므레 앞 막벨라의 밭과 굴을 샀다. 거래는 성문에 모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루어졌고, 밭과 굴과 그 경계 안의 나무까지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되었다. 아브라함은 그 굴에 사라를 묻었다. 우르를 떠나 하란과 가나안, 이집트와 그랄을 지나온 사라의 마지막으로 확인되는 자리는 가족이 가나안에서 처음 값을 치르고 소유한 땅이었다. 사라는 헤브론의 막벨라 굴에 묻혔고, 그 밭과 굴은 가족이 소유한 매장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