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은 베냐민 지파 기스의 아들이었다. 성경은 그가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눈에 띄게 잘생겼고 다른 사람들보다 키가 컸다고 소개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전하지 않는다. 사울이 처음 길을 나선 이유는 왕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잃어버린 암나귀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종과 함께 에브라임 산지를 돌아도 찾지 못하자, 종은 근처 성읍에 하나님의 사람이 있으니 물어보자고 제안했다. 그 사람이 사무엘이었다. 하나님은 전날 사무엘에게 베냐민 땅에서 보낼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 백성을 이끌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사무엘은 사울을 잔치의 윗자리에 앉히고 따로 남겨 둔 고기를 주었다. 다음 날 둘만 남았을 때 사울의 머리에 기름을 붓고, 암나귀를 찾았다는 소식과 길에서 만날 표징들을 알려 주었다. 사울이 떠날 때 하나님은 그에게 새 마음을 주셨고, 그는 예언자 무리를 만나 함께 예언했다. 그러나 미스바에서 제비뽑기로 왕을 공개할 때 사울은 짐 사이에 숨어 있었다. 사람들이 그를 찾아내 세우자 그는 누구보다 키가 컸다. 일부는 그를 환영했지만, 이 사람이 어떻게 자신들을 구하겠느냐며 업신여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울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암몬 왕 나하스가 야베스 길르앗을 포위하고 주민들의 오른쪽 눈을 빼겠다고 위협했을 때 사울은 밭에서 소를 몰고 돌아오다가 백성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 강하게 임했고 그는 크게 분노했다. 사울은 소 두 마리를 토막 내 이스라엘 전역에 보내며 자신과 사무엘을 따르지 않는 사람의 소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인 군대가 새벽에 암몬 진영을 공격해 흩어 놓았다. 백성이 사울을 비난했던 사람들을 죽이자고 했지만, 사울은 그날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셨으므로 아무도 죽이지 말라고 했다. 사람들은 길갈에서 그를 왕으로 다시 확인하고 함께 기뻐했다.
사울의 왕권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블레셋 군대가 몰려오고 이스라엘 군인들이 굴과 구덩이에 숨자, 사울은 길갈에서 사무엘을 기다렸다. 정한 날까지 사무엘이 보이지 않고 군인들이 흩어지자 사울은 자신이 번제를 드렸다. 제사를 마치자 사무엘이 도착했다. 사울은 블레셋이 곧 내려올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제사를 드렸다고 설명했지만, 사무엘은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그의 왕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울 곁에 남은 군인은 육백 명가량이었고, 이스라엘에는 사울과 아들 요나단 외에는 칼과 창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요나단이 무기를 든 종과 함께 블레셋 초소를 공격하자 적군이 혼란에 빠졌고 전투가 커졌다. 그날 사울은 저녁 전에 음식을 먹는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고 군대에 맹세시켰다. 이 명령을 듣지 못한 요나단은 숲의 꿀을 맛보았다. 굶주린 군인들은 전투 뒤 피가 남은 고기를 먹어 죄를 지었고, 사울이 하나님께 물어도 대답을 얻지 못했다. 제비가 요나단에게 떨어지자 사울은 아들이라도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인들은 큰 구원을 이룬 요나단을 죽일 수 없다며 그를 살려 냈다. 사울의 성급한 맹세는 승리한 날 자신의 아들을 죽일 뻔한 결과로 이어졌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아말렉을 공격하고 사람과 가축을 모두 진멸하라는 명령을 전했다. 사울은 전투에서 이겼지만 아각 왕과 좋은 양과 소를 살려 두었다. 그는 사무엘에게 명령을 지켰다고 말하다가, 백성이 좋은 가축을 제물로 드리려고 남겼다고 설명했다.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거역은 심각한 죄라고 답했다. 사울이 백성과 장로들 앞에서 자신을 높여 달라고 붙잡자 사무엘의 겉옷이 찢어졌다. 사무엘은 왕국도 사울에게서 찢어져 다른 사람에게 주어졌다고 말했다. 사울은 자신이 백성을 두려워해 그들의 말을 들었다고 인정했다. 사무엘은 아각을 죽이고 라마로 돌아갔으며, 사울을 다시 찾아가지는 않았다.
사무엘이 베들레헴에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은 뒤, 하나님의 영은 사울에게서 떠났고 하나님에게서 온 해로운 영이 그를 괴롭혔다. 신하들은 수금을 잘 타는 다윗을 불렀다. 다윗이 연주하면 사울은 안정을 얻었고, 다윗을 무기를 드는 사람으로 가까이 두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전쟁에서 승리하자 사람들이 사울보다 다윗의 승리를 더 크게 노래했다. 사울은 다윗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수금을 타는 그에게 창을 던졌다. 그는 딸 미갈을 다윗에게 주며 블레셋 사람 백 명의 포피를 결혼 대가로 요구했다. 다윗이 그 수를 넘겨 가져오고 계속 승리하자 사울은 그를 더 두려워했다.
사울은 아들 요나단과 신하들에게 다윗을 죽이라고 명령했다. 요나단은 다윗의 무죄와 공을 말해 잠시 사울의 마음을 돌렸지만, 다시 전쟁이 일어난 뒤 사울은 창을 던지고 사람들을 보내 다윗의 집을 지키게 했다. 미갈이 남편을 창문으로 내려 보내 도망치게 했고, 요나단도 들판에서 화살을 쏘는 신호로 아버지의 뜻을 알려 주었다. 다윗이 놉에서 제사장 아히멜렉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사울은 제사장들을 불러 반역을 따졌다. 경호병들이 죽이기를 거부하자 에돔 사람 도엑이 제사장 여든다섯 명을 죽이고 놉의 주민과 가축까지 칼로 쳤다. 아히멜렉의 아들 아비아달만 다윗에게 달아났다.
사울은 군대를 이끌고 다윗을 계속 추격했다. 엔게디의 동굴에서 다윗은 사울의 겉옷 자락을 몰래 잘랐지만 그를 죽이지 않았다. 밖으로 나간 사울에게 그 자락을 보이며 자신이 왕을 해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사울은 울면서 다윗이 자신보다 의롭고 결국 왕이 될 것임을 인정하고, 자신의 후손을 끊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했다. 그러나 뒤에 십 광야에서 다시 다윗을 추격했다. 다윗은 밤에 사울의 진영으로 들어가 머리맡의 창과 물병을 가져왔지만 잠든 왕을 죽이지 않았다. 사울은 다시 자신이 죄를 지었다고 말하고 다윗에게 돌아오라고 했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길로 떠났다.
사무엘이 죽은 뒤 블레셋 군대가 수넴에 모이자 사울은 두려워했다. 하나님께 물었지만 꿈이나 우림이나 예언자를 통해 대답을 얻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내쫓았던 영매 가운데 엔돌에 있는 여자를 찾아 변장하고 밤에 갔다. 여자는 땅에서 한 존재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겉옷을 입은 노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울은 그 말을 듣고 사무엘이라고 알아차려 땅에 엎드렸다. 사무엘은 왕국이 다윗에게 넘어갔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다음 날 사울과 아들들이 죽고 이스라엘이 블레셋에게 패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울은 두려움과 기력 저하로 땅에 쓰러졌다. 여자가 준비한 음식과 종들의 권유를 받고서야 먹고 그 밤에 돌아갔다.
길보아산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달아났고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아비나답과 말기수아가 죽었다. 활 쏘는 사람들이 사울을 따라잡아 중상을 입혔다. 사울은 무기를 든 사람에게 자신을 찔러 죽여 달라고 했지만 그가 두려워 거절했다. 사무엘상은 사울이 자기 칼 위에 엎드려 죽었고, 무기를 든 사람도 같은 방식으로 죽었다고 기록한다. 블레셋 사람들은 사울의 머리를 자르고 무기를 신전에 두었으며 시신을 벳산 성벽에 매달았다. 야베스 길르앗의 용사들은 밤새 가서 사울과 아들들의 시신을 거두어 불사르고, 뼈를 에셀나무 아래에 묻은 뒤 이레 동안 금식했다.
사무엘하는 다른 증언도 따로 전한다. 한 아말렉 청년이 다윗에게 와서, 길보아산에서 부상한 사울이 자신에게 죽여 달라고 부탁해 그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울의 왕관과 팔찌를 가져왔다. 다윗은 사울과 요나단을 위해 슬퍼한 뒤, 그 청년이 왕을 죽였다고 자기 입으로 증언했다는 이유로 처형하게 했다. 두 기록을 합쳐 하나의 확정된 죽음 순서를 만들 수는 없다. 훗날 다윗은 야베스 길르앗에서 사울과 요나단의 뼈를 가져오고, 처형된 사울 집안사람들의 뼈와 함께 베냐민 땅 셀라에 있는 기스의 무덤에 장사했다. 이것이 성경이 사울의 시신에 관해 마지막으로 전하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