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이야기는 그가 아브람이라 불리던 때에 시작된다. 성경은 그가 데라의 아들이며 나홀과 하란의 형제였다고 말한다. 하란은 조카 롯의 아버지였지만, 데라보다 먼저 죽었다. 데라는 아브람과 아브람의 아내 사래, 그리고 손자 롯을 데리고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길을 나섰다. 그러나 그들은 하란에 이르러 그곳에 머물렀다. 아브람이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왜 가족이 우르를 떠났는지는 본문이 말하지 않는다. 다만 데라가 하란에서 죽은 뒤, 아브람의 삶은 그가 예상했던 자리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브람은 하란에 머물던 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들었다. 그는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하나님이 보여 주실 땅으로 가라는 말씀을 받았다. 그에게는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이 되게 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주어졌다. 아브람은 일흔다섯 살에 사래와 롯, 자신들이 모은 재산과 하란에서 거느리게 된 사람들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세겜을 지나 모레 상수리나무가 있는 곳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자기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을 위해 제단을 쌓았다. 이후 벧엘과 아이 사이에도 제단을 쌓고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가뭄이 들자 일행은 먹을 것을 찾아 이집트로 내려갔다.
이집트로 들어가기 전 아브람은 사래가 자기 아내라고 말하면 자신이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했다. 그는 사래에게 자신을 살리기 위해 누이라고 말해 달라고 했다. 사래는 파라오의 집으로 들어갔고, 아브람은 그 일로 양과 소와 나귀와 종들을 얻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파라오의 집에 큰 재앙을 내리시자 사래가 아브람의 아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파라오는 아브람을 꾸짖은 뒤 사래와 함께 내보냈다. 아브람은 많은 재산을 가진 채 네겝을 거쳐 다시 벧엘과 아이 사이, 처음 제단을 쌓았던 곳으로 돌아왔다. 그 길은 약속을 받은 사람이 곧바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브람은 두려움 속에서 자기 아내를 위험한 자리에 두었고, 그 뒤에도 다시 길을 계속 갔다.
아브람과 롯의 가축과 사람들은 한곳에서 함께 살기 어려울 만큼 많아졌다. 두 집안의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자 아브람은 롯에게 먼저 땅을 고르게 했다. 롯은 물이 넉넉해 보이는 요단 온 들을 택해 소돔 가까이로 옮겼고, 아브람은 가나안 땅에 남았다. 롯이 떠난 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사방을 바라보라고 하시며 그 땅과 셀 수 없이 많은 후손을 약속하셨다. 아브람은 헤브론 근처 마므레의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으로 옮겨 다시 제단을 쌓았다. 얼마 뒤 롯은 전쟁에 휘말려 포로가 되었다. 아브람은 자기 집에서 훈련된 사람들을 이끌고 밤에 적을 추격해 롯과 그 가족, 빼앗긴 재물을 되찾아 왔다. 전쟁 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 멜기세덱에게 복을 받고, 소돔 왕이 주려던 전리품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전쟁이 끝난 뒤 아브람은 환상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는 자녀 없이 늙어 가는 자신에게 무엇을 주시겠느냐고 물었다. 자기 집에서 태어난 종 엘리에셀이 모든 것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가 상속자가 되지 않고 아브람의 몸에서 난 아들이 상속자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 하늘의 별을 세어 보라고 하시며, 그의 자손도 그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브람은 그 말씀을 믿었다. 그는 또 가나안 땅을 얻을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하나님은 그에게 제물을 준비하게 하셨다. 해가 진 뒤 연기 나는 화로와 타는 횃불이 쪼갠 제물 사이로 지나갔다. 그 자리에서 아브람의 자손이 사백 년 동안 낯선 땅에서 괴로움을 겪은 뒤 많은 재물을 가지고 나올 것, 그리고 가나안 땅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이 주어졌다.
시간이 흘러도 아브람에게는 자녀가 없었다. 그는 자기 집에서 태어난 엘리에셀이 상속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하나님은 그의 몸에서 날 아들이 상속자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 아브람은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에서 셀 수 없는 후손의 약속을 들었다. 뒤이어 그는 자손이 낯선 땅에서 나그네가 되어 괴로움을 겪을 것이라는 말씀과, 가나안 땅을 얻게 될 것이라는 말씀도 들었다. 그러나 약속을 기다리는 동안 사래와 아브람은 다른 길을 택했다. 사래는 자기 여종 하갈을 아브람에게 주었고, 하갈은 임신했다. 하갈과 사래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자 하갈은 달아났다가 광야의 샘 곁에서 다시 돌아가라는 말씀을 들었다. 하갈이 낳은 아들은 이스마엘이었고, 그때 아브람은 여든여섯 살이었다.
아브람이 아흔아홉 살이 되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다시 나타나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사래의 이름을 사라로 바꾸셨다.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아브라함의 집안 남자들이 할례를 받아 언약의 표지로 삼으라는 명령이 주어졌다. 아브라함은 그날 자기 집의 모든 남자와 이스마엘에게 할례를 행했다. 하나님은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의 이름을 이삭이라 하라고 말씀하셨다.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을 위해서도 간구했고, 하나님은 이스마엘에게도 복을 주어 큰 민족이 되게 하겠다고 하셨다. 마므레 상수리나무 곁에서 아브라함은 찾아온 손님들을 맞아 대접했고, 그 자리에서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약속을 다시 들었다. 이어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심판이 알려지자 아브라함은 그 성읍 안에 의인이 있다면 멸하지 말아 달라고 여러 번 간구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뒤 아브라함은 네겝으로 옮겨 그랄에 머물렀다. 그곳에서도 그는 사라를 누이라고 말했다. 그랄 왕 아비멜렉은 사라를 데려갔지만, 하나님은 꿈속에서 그에게 사라가 다른 사람의 아내라고 알리셨다. 아비멜렉은 사라에게 가까이하지 않은 채 아브라함을 불러 왜 자신을 이런 일에 빠뜨렸느냐고 물었다. 아브라함은 그곳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을까 생각했고, 자신이 죽임을 당할까 두려웠다고 대답했다. 아비멜렉은 사라를 돌려보내고 아브라함에게 양과 소, 남녀 종을 주었다. 아브라함이 기도하자 아비멜렉의 집안 여인들이 다시 아이를 낳게 되었다. 본문은 약속을 기다리던 아브라함이 두려움 때문에 이집트에서 했던 일을 그랄에서도 되풀이했다고 전한다.
사라는 늙은 뒤에 아들을 낳았고,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 아이의 이름을 이삭이라 지었다. 아브라함은 백 살이었고 사라는 아들을 낳은 일을 웃음으로 말한다. 그러나 이삭이 자라면서 사라와 하갈의 관계는 다시 무너졌다. 사라는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내 달라고 했고, 아브라함은 그 말을 매우 괴로워했다. 하나님은 이삭에게서 나는 자손으로 아브라함의 이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하시면서도, 이스마엘 역시 아브라함의 아들이므로 큰 민족이 되게 하겠다고 하셨다. 아브라함은 아침에 빵과 물을 주어 하갈과 이스마엘을 떠나보냈다. 이후 그는 브엘세바에서 아비멜렉과 언약을 맺고 그곳에 에셀나무를 심었다.
아브라함의 마지막 큰 시험은 이삭과 함께 모리아 땅으로 가라는 명령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을 받았다. 아브라함은 이른 아침 길을 떠나 사흘째 되는 날 멀리서 그곳을 보았다. 그는 종들을 남겨 두고 이삭과 함께 나무를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이삭이 번제할 어린양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친히 준비하실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단 위에 놓고 칼을 들었을 때, 하나님의 사자가 그를 멈추게 했다. 가까이에 뿔이 수풀에 걸린 숫양이 있었고, 아브라함은 그 숫양을 이삭 대신 번제로 드렸다. 그 뒤 그는 이삭에게서 큰 민족과 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약속을 다시 들었다.
사라가 백스물일곱 살에 헤브론에서 죽자 아브라함은 가나안 사람들 가운데서 장사할 땅을 구했다. 그는 헷 사람 에브론에게서 막벨라 굴과 그 앞의 밭을 은 사백 세겔을 주고 샀고, 그곳에 사라를 묻었다. 이 땅은 아브라함의 가족이 가나안에서 소유한 장지가 되었다. 아브라함은 늙은 뒤 종을 보내 친족이 있는 땅에서 이삭의 아내를 구하게 했고, 리브가가 이삭의 아내가 되었다. 사라가 죽은 뒤 아브라함은 그두라와 결혼하여 여러 아들을 두었지만, 자신의 모든 소유는 이삭에게 주었다. 그는 다른 아들들에게 재산을 주어 이삭에게서 동쪽으로 떠나게 했다. 아브라함은 백일흔다섯 살에 죽었고, 이삭과 이스마엘은 그를 사라가 묻힌 막벨라 굴에 함께 장사했다. 성경은 그가 늙어 나이가 차서 죽었다고 말하며, 그의 삶은 그 굴에 묻히는 장면에서 마무리된다.
아브라함이 늙자 그는 집안의 가장 오래된 종에게 이삭의 아내를 가나안 여자 가운데서 구하지 말고 자기 친족에게서 구하라고 맹세하게 했다. 종은 낙타 열 마리를 이끌고 메소포타미아 나홀의 성으로 갔다. 그는 우물 곁에서, 자신과 낙타들에게 물을 길어 주겠다고 말하는 여인을 이삭의 아내로 알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리브가가 물동이를 들고 나와 그와 낙타들에게 물을 주었다. 그는 리브가의 집이 나홀의 아들 브두엘의 집안임을 확인했고, 그 가족에게 아브라함이 보낸 까닭을 전했다. 리브가는 종과 함께 가나안으로 왔다. 이삭은 들에서 묵상하다가 돌아오는 낙타들을 보았고, 리브가는 이삭의 아내가 되었다. 아브라함은 이삭이 자기 곁에서 새 가정을 이루는 것을 본 뒤 삶의 마지막 시기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