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의 어린 시절은 성경에 길게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는 바벨론이 예루살렘에서 사로잡아 간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의 후손이었습니다. 부모를 잃은 뒤에는 사촌 모르드개가 그를 자기 딸처럼 길렀습니다. 에스더의 히브리 이름은 하닷사였습니다. 그는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수산에 살았습니다. 그때 페르시아를 다스리던 왕은 아하수에로였습니다. 왕은 큰 잔치를 열어 각 지방의 귀족과 신하들에게 자신의 부와 권세를 보였고, 왕후 와스디도 여인들을 위해 잔치를 열었습니다. 잔치 마지막 날 왕은 와스디를 불러 손님들 앞에 그의 아름다움을 보이게 하려 했지만, 와스디는 오지 않았습니다. 왕과 신하들은 이 일을 왕궁과 제국의 질서에 관한 문제로 다루었고, 와스디는 왕후의 자리를 잃었습니다.
새 왕후를 찾기 위해 제국 각 지방에서 아름다운 처녀들이 수산 궁으로 모였습니다. 에스더도 왕궁으로 데려가 헤개라는 내시의 보호 아래 들어갔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자기 민족과 친족을 알리지 말라고 했고, 에스더는 그 말을 따랐습니다. 헤개는 에스더를 좋게 여기고 필요한 것을 마련해 주었으며, 왕궁 안에서 좋은 자리를 주었습니다. 에스더가 왕 앞에 나아갈 차례가 되었을 때, 그는 헤개가 정해 준 것 외에는 아무것도 구하지 않았습니다. 에스더는 그를 보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왕은 다른 처녀들보다 에스더를 더 사랑하여 왕후의 관을 그의 머리에 씌웠습니다. 왕은 큰 잔치를 열고 각 지방에 세금을 면제하며 선물을 나누었습니다. 에스더는 왕후가 되었지만, 여전히 자기 민족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모르드개는 왕궁 문에 앉아 지냈습니다. 어느 때 왕의 문을 지키는 두 내시 빅단과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해하려는 말을 모르드개가 들었습니다. 그는 에스더에게 알렸고,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이름으로 왕에게 알렸습니다. 사건은 조사되어 사실로 드러났고, 두 사람은 처벌받았습니다. 이 일은 왕 앞에서 읽는 역사책에 기록되었습니다. 그때 모르드개가 상을 받았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나중에 왕궁의 다른 밤에 다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왕은 아각 사람 함안을 높여 모든 대신 위에 두었습니다. 왕궁 문에 있는 사람들은 왕의 명령대로 함안에게 절했지만, 모르드개는 절하지 않았습니다. 모르드개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함안은 그 한 사람만 해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국 안에 흩어져 살며 다른 법을 지키는 한 민족이 있다고 왕에게 말하고, 그들을 없애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왕은 자신의 인장 반지를 함안에게 주었습니다. 왕의 이름으로 조서가 쓰였고, 각 지방의 말로 번역되어 유대인을 남녀와 아이까지 하루에 죽이고 재산을 빼앗으라는 명령이 전달되었습니다. 수산 성은 혼란에 빠졌고, 왕과 함안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함안은 이 일을 할 날을 정하기 위해 제비를 뽑았습니다. 그 제비는 왕 아하수에로 열두째 해 아달월 십삼일을 가리켰습니다. 왕의 서기관들이 불려 와 조서를 썼고, 기병이 왕의 역마를 타고 빠르게 각 지방으로 가져갔습니다. 이 조서는 모르드개 한 사람과의 갈등에서 시작되었지만, 유대 민족 전체를 향한 명령이 되었습니다. 에스더는 이때까지도 궁 안에 있었고, 처음에는 왜 모르드개가 굵은 베를 입고 성문 앞에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왕궁 문 안으로는 굵은 베옷을 입고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모르드개는 그곳까지만 갔습니다. 에스더가 보낸 내시 하닥이 그와 에스더 사이를 오가면서, 궁 안의 왕후가 성 안과 제국에 퍼진 위협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이 조서를 알고 옷을 찢고 굵은 베를 입고 재를 뒤집어쓴 채 성 한가운데서 크게 울었습니다. 각 지방의 유대인들도 금식하며 울고 애통했습니다. 에스더의 시녀와 내시들이 이 일을 알리자, 에스더는 모르드개에게 옷을 보내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습니다. 모르드개는 하닥이라는 내시에게 조서의 사본을 보여 주며 에스더에게 왕에게 가서 자기 백성을 위해 간청하라고 전하게 했습니다. 에스더는 왕이 부르지 않았는데 안뜰로 들어가는 사람은 죽는 법 아래 있고, 왕이 금홀을 내밀어야만 살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삼십 일 동안 왕에게 부름을 받지 못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궁에 있다고 해서 다른 유대인보다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유대인에게 도움과 구원이 다른 곳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에스더가 왕후의 자리에 이때를 위해 이르렀는지 누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에스더는 수산의 유대인들을 모아 자신을 위해 사흘 동안 금식하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자신과 시녀들도 금식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법을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죽으면 죽겠다는 말은 그가 처한 위험을 알고도 행동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지시한 대로 했습니다.
에스더가 처음 왕 앞에 서는 날, 본문은 그가 긴 설명이나 요구를 바로 꺼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왕과 함안을 자신이 준비한 잔치로 초대했습니다. 왕과 함안은 잔치에 왔고, 왕은 포도주를 마시는 자리에서 에스더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에스더는 다음 날의 잔치를 청했습니다. 이틀에 걸친 잔치 사이에 왕의 잠 못 이루는 밤과 모르드개의 명예 회복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잔치에서 에스더가 말할 때, 왕은 이미 함안이 자신이 높이려 했던 모르드개를 공개적으로 높이는 일을 하게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에스더서는 에스더가 그 두 잔치 사이에 무엇을 생각했는지, 왜 두 번째 잔치를 청했는지는 직접 설명하지 않습니다. 본문이 보여 주는 것은 왕 앞에 나아간 뒤에도 에스더가 왕과 함안을 자기 잔치로 부르고, 정한 자리에서 자신의 요청을 말한 순서입니다.
사흘째 되는 날 에스더는 왕후의 옷을 입고 왕궁 안뜰에 섰습니다. 왕이 그를 보고 좋아하여 금홀을 내밀자, 에스더는 가까이 가서 홀 끝을 만졌습니다. 왕은 나라의 절반까지라도 주겠다고 말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습니다. 에스더는 그날 왕과 함안이 자신이 마련한 잔치에 와 달라고 청했습니다. 잔치에서 왕이 다시 소원을 묻자, 에스더는 다음 날 또 한 번의 잔치에 왕과 함안을 초대했습니다. 함안은 그날 기뻐하며 나왔지만 왕궁 문에서 모르드개가 일어나거나 흔들지 않는 것을 보고 분노했습니다. 아내와 친구들은 모르드개를 달 나무를 세우라고 권했고, 함안은 그렇게 하게 했습니다.
그날 밤 왕은 잠이 오지 않아 궁중 일기인 역사책을 읽게 했습니다. 거기에는 모르드개가 빅단과 데레스의 음모를 알린 일이 적혀 있었습니다. 왕은 그에게 어떤 상이나 존귀를 베풀었는지 물었고,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이른 아침 왕이 함안에게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함안은 자신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여 왕의 옷과 왕이 탄 말을 입히고 성읍 거리에서 높이라고 말했습니다. 왕은 바로 모르드개에게 그렇게 하라고 명했습니다. 함안은 모르드개에게 왕의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 성읍 거리로 이끌며 왕이 높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한다고 외쳤습니다. 그는 슬퍼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곧 에스더가 준비한 두 번째 잔치로 불려 갔습니다.
두 번째 잔치에서 왕이 다시 소원을 묻자, 에스더는 자기와 자기 민족의 생명을 구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자신과 백성이 죽임과 멸망을 당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왕이 누가 이런 일을 하려 하느냐고 묻자, 에스더는 대적과 원수는 이 악한 함안이라고 답했습니다. 왕은 뜰로 나갔고, 함안은 에스더에게 살려 달라고 구하다가 에스더가 기대고 있던 자리에 엎드렸습니다. 왕이 돌아와 그 모습을 보자 분노했고, 궁정의 한 내시가 함안이 모르드개를 위해 달 나무를 세웠다고 알렸습니다. 왕은 함안을 그 나무에 달게 했습니다. 에스더는 함안의 집을 맡았고, 왕은 자신의 인장 반지를 모르드개에게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왕의 이름과 인장으로 내려진 첫 조서는 취소할 수 없었습니다. 에스더는 다시 왕 앞에 엎드려 울며 함안의 계획을 막아 달라고 청했습니다. 왕은 에스더와 모르드개에게 왕의 이름으로 유대인을 위한 다른 조서를 쓰게 했습니다. 새 조서는 각 지방의 유대인이 모여 자기 생명을 지키고, 자신들을 공격하는 무장한 사람을 물리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조서는 페르시아 제국 곳곳에 전달되었습니다. 모르드개는 푸른색과 흰색 왕복을 입고 큰 금관과 자색 가는 베 겉옷을 걸치고 왕 앞에서 나왔습니다. 수산 성은 기뻐하고 즐거워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도 빛과 기쁨과 즐거움과 존귀가 있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두 번째 조서는 첫 조서가 정한 날로부터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시완월 이십삼일에 쓰였습니다. 모르드개가 지시한 대로 인도에서 구스까지 이어지는 백이십칠 지방에 있는 유대인과 총독과 지방 관리에게 보내졌습니다. 히브리어로 쓰인 유대인에게는 그들의 글과 언어로, 각 지방에는 그 지방의 글과 언어로 전달되었습니다. 왕의 말과 노새를 탄 역마들이 서둘러 나갔습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가 한 사람의 왕비와 한 사람의 궁문 관리로 시작했던 이야기는, 이제 제국 안의 유대인들이 다가올 날을 알고 스스로 모여 설 수 있게 하는 조서로 이어집니다. 성경은 그 조서를 들은 여러 민족 가운데 유대인이 된 사람이 많았다고 말하지만, 그 사람들의 이름이나 삶은 따로 기록하지 않습니다.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이라는 이름이 직접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에스더가 왕궁에서 겪는 위험이나 모르드개와 주고받은 말, 수산의 유대인들이 금식한 일이 흐릿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본문은 왕의 조서와 궁중의 규칙, 편지와 잔치, 금식과 전투를 차례로 보여 줍니다. 에스더는 처음에는 자기 민족을 밝히지 않은 왕후로 등장하지만, 두 번째 잔치에서는 자기와 자기 민족의 생명을 구해 달라고 왕에게 청합니다. 이 변화는 에스더가 남긴 말과 행동 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앞서 그가 어떤 신앙 교육을 받았는지, 왕후가 된 뒤 어떤 생각을 오래 품었는지는 본문이 말하지 않습니다.
첫 조서가 정한 날, 유대인들은 여러 지방에서 자신들을 해하려는 이들에게 맞섰습니다. 수산에서는 함안의 열 아들도 죽었습니다. 왕은 에스더에게 수산에서 한 날을 더 허락했고, 유대인들은 다음 날에도 모여 자신들을 대적하는 이들을 쳤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들이 재산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반복해 말합니다. 각 지방의 유대인들은 아달월 십사일에 쉬며 잔치와 기쁨의 날로 삼았고, 수산의 유대인들은 십오일에 쉬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이 날들을 해마다 지키라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에스더 왕후와 모르드개도 이 날들을 부림절로 정해 지키라는 글을 썼습니다. 에스더의 마지막 기록은 왕후로서 모르드개와 함께 그 결정을 굳게 세우는 모습입니다. 그 뒤 에스더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언제 죽었는지는 성경이 말하지 않습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가 보낸 편지는 금식과 부르짖음에 관한 일을 포함해 부림절을 지키는 일을 정했습니다. 에스더서는 그 편지가 기록되었다고 말한 뒤, 아하수에로 왕이 땅과 바다 섬에 세금을 매긴 일과 모르드개의 권세에 관한 기록으로 넘어갑니다. 모르드개는 왕 다음 가는 사람이 되어 유대인 가운데서 존경을 받았고, 자기 백성의 행복을 구하며 모든 후손에게 평화를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마지막 문단은 모르드개에 관한 기록입니다. 에스더 자신에 관해서 본문이 마지막으로 보여 주는 모습은, 왕후의 이름으로 모르드개와 함께 부림절의 규례를 확정하는 장면입니다. 왕비가 된 뒤의 일상이나 말년, 죽음은 성경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